2011년 4월 8일 금요일

열린 ’소통’으로 변해가는 마비노기

만의 동반자 ‘정령 무기’ 개선

G14S3 업데이트에서는 정령 무기가 개편됐다. 정령 무기는 ‘캐릭터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동반자’라는 모토의 전용 무기로, 캐릭터당 하나만 가질 수 있다. 무기에 깃들었지만 대화를 할 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무기 종류에 따라 각기 외모와 개성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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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무기는 처음에는 다른 무기와 큰 차이 없지만, 아이템을 흡수시켜 성장시킴에 따라 대부분의 무기를 상회하는 강자로 거듭난다. 또한 자신의 정령이 직접 등장해 공격하는 ‘정령 실체화’ 스킬은 멋진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령 무기는 동반자라는 초기 모토과 달리 사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우선 수리할 때에 같은 종류의 무기가 재료로 필요하고, 수리에 사용할 무기는 계속 사용해 ‘숙련도’를 높여야 했다. 또한 숙련도를 최대로 올린 무기라고 해도 수리 성공율은 99%에 머물러 실패할 때마다 최대 내구도가 조금씩 깎여나갔다.

정령 무기의 성장이 일정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정도가 걸리는데, 이렇게 정성을 들여 키운 무기가 결국 부서질 운명이라면 어떻겠는가?

여기에 최근 업데이트된 ‘특별 개조’ 시스템으로 전반적인 무기 성능이 상승하면서 정령 무기의 이점 중 하나였던 높은 능력치도 그 경쟁력을 많이 잃었다. 실체화 스킬도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는 점과 ‘한 번 사용하면 36분 후 사용 가능’이라는 큰 제약이 있음에도 스킬 대미지는 고정됐기에 점차 높아진 일반 무기 대미지 아래 묻혀 버렸다.

이런 제약이 계속되며 유저들은 정령 상향을 꾸준히 요구했고, 이번 업데이트에서 수리율과 실체화 관련 조정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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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후, 숙련도를 최대로 채운 무기로 수리할 때의 성공율은 100%가 됐다. 수리용 무기만 미리 준비해 두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체화 스킬도 대미지가 10%에서 최대 120%까지 상승해, 최근 대미지 상승을 반영했다.

2011년 2월 게임어바웃이 넥슨 측에 문의한 질의서에서 개발진은 “정령 무기의 실체화 스킬 개선과 수리율 상향을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던 만큼, 이후 추가적인 상향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초보자 편의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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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초보자 적응을 돕고, 자신이 원하는 계열 캐릭터로 빨리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초보자 장래희망’ 시스템이 도입됐다.

장래희망은 2010년 8월 도입된 성장 방향 특화 시스템이다. ‘전사’, ‘궁수’, ‘마법사’, ‘연금술사’ 중 한 가지 계열을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한 계열의 스킬은 수련이 두 배로 빨라진다. 하지만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에는 선택할 수 없고, ‘환생’을 한 번 거쳐야만 가능해 초보자들이 방향을 잡는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이후 튜토리얼 개선과 초보자용 스킬 초기화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여전히 초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부분을 주력으로 잡고 성장해나가야 할지에 관한 파악은 어려운 편이었다. 스킬 역시 전투와 생활 계열 일부를 제외하면 스킬북을 사거나 학교 수업에서 배워야 해, 텍스트를 눈여겨보지 않으면 습득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초보자 장래희망은 이런 부분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위의 네 가지 계열 중 하나를 선택하면 관련 스킬 일부를 자동습득하고, 튜토리얼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레벨업을 하면 또 스킬을 습득한다. 수련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일정 레벨이 되면 관련 스킬들의 승급이 가능해져, 스킬 승급을 통한 성능 변화 체험 기회를 준다.

이것저것 승급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잘못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누적 레벨이 100 미만이라면 스킬 초기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기에 크게 부담가질 필요가 없다. 이를 통해 어렵게 느껴졌던 초반 진행을 좀 더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꼭 장점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점은 아쉽다. 초창기 마비노기의 특징 중 하나인 ‘키워드’ 시스템은 ‘스킬’, ‘수업’, ‘아르바이트’와 같은 키워드를 이용해 NPC에게 정보를 얻고, 퀘스트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NPC와 대화를 하며 가끔 나오는 엉뚱한 반응을 보기도 하고, 다른 유저에게 스킬 습득 방법을 묻기도 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 요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후 키워드 시스템은 메인스트림과 스킬 습득, 아르바이트 정도로 비중이 줄어들었으며, NPC의 키워드 반응도 일방적으로 변해갔다. 첫 시작에서 이를 접할 기회가 줄어들며 체험의 계기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남는다.


유저 의견 수렴하며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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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4S3 업데이트에서는 그 동안 지적됐던 부분들에 대한 수정 노력이 엿보인다. 블랙스미스 아르바이트가 그 중 하나다. 생산 스킬 중 하나인 ‘블랙스미스’는 상점 판매품보다 좋은 장비와 무기를 만들 수 있는 스킬로, 고랭크의 블랙스미스가 제작한 장비들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인기다.

하지만 고랭크가 되기 위한 길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블랙스미스 스킬은 랭크업 과정에서 채집용 도구부터 시작해 투구, 장갑, 무기, 갑옷 등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중 팔리는 장비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고랭크에 도달한 블랙스미스가 과거 적자를 메꾸기 위해 제작 물품에 과도한 이득을 붙이거나, 초기 독과점을 이용해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경우가 있어 유저간 갈등이 생겨났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블랙스미스 아르바이트는 초중반인 F부터 A랭크까지의 납품용 도면과 재료를 지급받아 장비를 만들어 보는 미니 퀘스트로, 이 과정에서 스킬 수련을 할 수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유저들에게 재료를 구입해 수련치를 올려야 했던 문제,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을 일부나마 줄이려는 개발진의 시도인 것이다.

과거부터 지적됐던 문제도 수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블랙스미스 스킬의 경우 ‘마감’ 미니게임을 통해 물건의 최종 품질이 결정되는데, 클릭할 수 없는 곳에 클릭 포인트가 생겨 미니게임을 정상 완료할 수 없던 버그가 수 년간 방치된 상태였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이 버그가 수정됐고, 캐릭터가 아예 굳어 버려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없었던 ‘볼트 마법 조합’ 문제도 수정됐다.

물론 지금에서야 고치는 것이 빠른 대처라 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으로는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콘텐츠 보강…소통 지속 기대

이번 업데이트는 ‘시즌’ 규모 업데이트임에도 새로운 모습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새 메인스트림과 미션 한 개 추가 외에는 대부분 과거 콘텐츠 개편 및 보강과 정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관한 유저 반응은 호의적이다. 게시판, 질의서를 통해 전달된 의견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 관해 얘기할 때 흔히 나오는 ‘유저와 개발팀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개발팀과 유저간 소통을 유지하며 더욱 좋은 게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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